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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OKR의 Key Result는 '한 일'이 아니다"
description: OKR을 작성할 때 가장 흔한 실패는 Key Result 칸에 우리가 한 일을 적는 것입니다. 좋은 KR은 한 일이 아니라 바뀐 결과를 적습니다. KR을 KPI처럼 다루면 OKR은 통제 도구로 변질됩니다. 목표 설정의 과학과 과잉 목표의 함정으로 OKR을 다시 쓰는 순서를 정리합니다.
createdAt: 2026-06-22
author: 소피아
category: productivity
jobCategory: pm
tags: [OKR, OKR 작성, Key Result, 목표 설정, 성과 관리]
featured: false
canonical: "https://blog.careernote.io/article/okr-key-results-not-output"
source: CareerNote Blog
language: 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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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R을 작성할 때 가장 자주 무너지는 지점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많은 팀이 Key Result 칸에 **우리가 한 일**을 적습니다. "온보딩 화면을 새로 만든다", "푸시 알림을 출시한다", "고객 인터뷰를 20건 한다". 그런데 좋은 Key Result는 한 일이 아니라 **그 일로 무엇이 바뀌었는가**를 적습니다. 이 한 끗 차이를 놓치면, 공들여 쓴 OKR은 결국 분기용 할 일 목록이 되거나, 더 나쁘게는 사람을 줄 세우는 통제 도구로 변질됩니다.

기획자 여러분은 아마 이미 OKR이라는 단어에 피로감을 느끼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도입했다가 흐지부지된 경험, 양식만 채우고 분기 말까지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은 경험. 저는 그 실패의 대부분이 OKR이라는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Key Result에 적을 것인가**라는 첫 단추에서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그 첫 단추를 같이 한 단계씩 풀어보겠습니다.

## OKR 작성에서 가장 흔한 실수

OKR은 두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어디로 갈지를 한 문장으로 말하는 **Objective**(목표)와, 거기 도착했는지를 숫자로 확인하는 **Key Result**(핵심 결과)입니다. 문제는 Key Result입니다. 우리는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적고 싶어 합니다. 화면을 만드는 일, 기능을 내보내는 일은 우리 손에 달려 있으니까요. 반면 잔존율이 오르는 일은 사용자에게 달려 있어 불안합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손에 쥔 활동을 KR로 옮겨 적습니다.

하지만 활동을 다 끝냈는데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 분기를, 우리는 모두 겪어봤습니다. Key Result가 측정해야 하는 것은 **노력의 양**이 아니라 **세상의 변화**입니다.

| 흔한 Key Result (한 일·output) | 더 나은 Key Result (바뀐 결과·outcome) |
|---|---|
| 온보딩 화면을 새로 디자인한다 | 신규 가입자의 7일 잔존율을 40%에서 55%로 올린다 |
| 푸시 알림 기능을 출시한다 | 휴면 사용자의 주간 재방문율을 20%에서 30%로 높인다 |
| 고객 인터뷰를 20건 진행한다 | 이탈 사유 1위를 규명해 해당 이탈을 30% 줄인다 |

오른쪽 칸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정확히 그 불편함이 핵심입니다. 결과를 KR로 잡는 순간, 화면을 새로 만드는 일은 **목적**이 아니라 결과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내려옵니다. 만든 화면이 잔존율을 못 올리면 다른 수단을 찾으면 됩니다. 활동을 KR로 잡았다면, 우리는 효과 없는 화면을 만들고도 목표를 100% 달성했다고 보고했을 것입니다.

## OKR과 KPI는 경쟁하지 않는다

여기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그럼 KPI랑 뭐가 다른가요"입니다. 검색해 보면 대부분의 글이 둘의 정의를 나란히 놓고 끝내는데, 실무에서 중요한 건 정의가 아니라 **언제 무엇을 쓰느냐**입니다.

KPI는 늘 지켜봐야 하는 건강 지표입니다. 결제 성공률, 응답 속도, 월 매출처럼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안 되는 값입니다. OKR은 다릅니다. 이번 분기에 **새로 만들고 싶은 변화**, 평소라면 도달하지 못할 도전을 정하는 도구입니다. 그래서 KPI는 100% 충족이 정상이지만, 도전적인 OKR은 오히려 70%쯤 달성하는 것이 건강합니다.

| 구분 | OKR | KPI |
|---|---|---|
| 목적 | 이번 분기의 방향과 도전 | 상시 건강 상태 모니터링 |
| 성격 | 바꾸고 싶은 변화 (도전적) | 유지하고 싶은 수준 (안정적) |
| 달성 기대 | 70% 내외가 건강 | 100% 충족이 기본 |
| 평가 연결 | 직접 연결 지양 | 운영 관리에 활용 |

관점을 바꿔보면 둘은 경쟁하지 않습니다. KPI라는 계기판으로 비행기가 안전하게 날고 있는지 보고, OKR이라는 항로로 이번 분기에 어느 새로운 목적지로 갈지를 정합니다. 문제는 KPI를 그대로 KR 칸에 복사할 때 생깁니다. 늘 지켜보던 안정 지표를 도전 목표로 둔갑시키면, 도전도 없고 모니터링도 흐려집니다.

## 좋은 목표에는 과학이 있다

OKR이 단지 실리콘밸리의 유행이 아니라 작동하는 도구인 이유는, 그 바탕에 반세기 가까이 쌓인 심리학이 있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자 에드윈 로크와 게리 라담은 1960년대부터 목표 설정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목표 설정 이론**(Goal-Setting Theory)을 정립했습니다. 핵심 발견은 분명합니다. 막연한 "최선을 다하자"보다, **구체적이고 다소 어려운 목표**가 더 높은 성과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정리한 다섯 가지 조건은 OKR 작성 체크리스트로 그대로 읽힙니다.

- **명확성** — 무엇을 달성했는지 숫자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KR이 모호하면 안 되는 이유)
- **도전** — 너무 쉬운 목표는 노력을 끌어내지 못한다 (70% 룰의 근거)
- **전념** — 위에서 내려꽂은 목표보다, 함께 합의한 목표가 지켜진다
- **피드백** —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초점이 유지된다 (분기 중 체크인)
- **과제 복잡성** — 큰 목표는 다룰 수 있는 크기로 쪼개야 한다

OKR의 원형은 인텔에서 나왔습니다. 앤디 그로브가 1970년대에 피터 드러커의 목표 관리(MBO)를 발전시켜 도입했고, 그의 강의를 들었던 존 도어가 1999년 30명 남짓이던 구글에 이 방식을 전했습니다. 도어가 2018년에 쓴 『Measure What Matters』가 OKR을 다시 세상에 알렸지만, 정작 그 책이 강조하는 것은 화려한 양식이 아니라 **적게, 도전적으로, 측정 가능하게**라는 단순한 원칙입니다.

## 목표는 약이 아니라 처방전이다

그렇다고 목표를 많이, 강하게 거는 것이 늘 좋을까요. 저는 여기서 한 번 멈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9년 로크와 라담의 이론을 정면으로 비판한 연구가 나왔습니다. 리사 오르도녜스를 비롯한 네 명의 학자가 쓴 「Goals Gone Wild」는, 목표 설정의 효능은 과대평가되었고 그 부작용은 외면되어 왔다고 지적합니다.

이들이 정리한 부작용은 OKR을 잘못 운영할 때 그대로 재현됩니다. 목표 외 영역을 방치하는 **좁은 초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만드는 **비윤리적 행동**, 왜곡된 위험 선호, 협력을 갉아먹는 **조직문화 침식**, 그리고 일 자체의 재미를 잃게 하는 **내재 동기 저하**. 논문이 든 사례가 특히 아픕니다. 1990년대 초 시어스는 정비 직원에게 시간당 147달러라는 매출 목표를 걸었고, 직원들은 멀쩡한 부품을 갈고 불필요한 수리를 권하기 시작했습니다. 목표가 사람을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연구진의 결론은 인상적입니다. 목표 설정을 부담 없이 처방하는 영양제처럼 다루지 말고, **부작용과 용량을 따져야 하는 처방약**처럼 다루라는 것입니다. OKR도 마찬가지입니다. 목표를 보상·평가와 직접 묶는 순간, 경제학자들이 굿하트의 법칙이라 부르는 현상이 작동합니다. 측정값이 목표가 되면 그 측정값은 더 이상 좋은 신호가 아니게 됩니다. 사람들은 성과를 내는 대신 숫자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같은 이유로 [성과 평가를 잘못 설계하면 오히려 신뢰가 무너지고](/article/performance-reviews-erode-trust), [노스스타 지표를 매출 같은 결과 지표로 잡으면](/article/north-star-metric-not-revenue) 팀이 엉뚱한 방향으로 최적화됩니다.

## 그래서, OKR을 어떻게 쓸 것인가

몇 해 전 한 핀테크 서비스의 그로스를 맡았을 때, 우리 팀의 분기 보고서 첫 줄은 늘 "이번 분기에 기능 일곱 개를 출시했다"였습니다. 숫자는 자랑스러웠지만, 정작 사용자가 더 머물렀는지 묻는 자리에서는 아무도 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KR을 전부 결과 언어로 바꿔 다시 적었습니다. "정산 화면을 개선한다"는 "정산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을 절반으로 줄인다"가 되었고, 출시 개수는 보고서에서 사라졌습니다. 분기 말 우리가 세운 목표의 70% 남짓을 달성했지만, 그 분기는 기능 일곱 개를 낸 분기보다 사용자 지표가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무엇을 세느냐가 무엇을 하느냐를 바꾼 것입니다.

이 경험에서 정리한 순서를 제안합니다.

1. **Objective는 분기당 1~3개로** 줄인다. 영감을 주되 방향이 분명한 한 문장으로 적는다.
2. **Key Result는 결과로 적는다.** "무엇을 했다"가 아니라 "어떤 숫자가 어떻게 바뀌었다"로. 통제하기 불편한 결과일수록 옳은 KR일 가능성이 높다.
3. **도전 목표는 70%를 건강한 달성으로** 본다. 매번 100%라면 너무 쉽게 잡은 것이다.
4. **분기 중 체크인을 둔다.** 피드백 없는 목표는 분기 말에야 실패를 확인시킬 뿐이다.
5. **평가·보상과 분리한다.** OKR은 방향을 맞추는 대화이지, 사람을 줄 세우는 잣대가 아니다.

이 순서는 [기능부터 나열하는 PRD](/article/prd-not-a-feature-list)나 [목표 없이 길어지는 백로그](/article/backlog-pruning-art-of-saying-no)를 다룰 때의 원칙과 같습니다. 무엇을 안 할지를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 결론

OKR은 양식이 아니라 대화입니다. Objective는 "이번 분기에 우리가 정말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고, Key Result는 "그것이 바뀌었다는 걸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라는 약속입니다. 이 두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면, KR 칸에 한 일을 적는 실수는 자연히 사라집니다.

여러분의 다음 분기 OKR을 펼쳐 Key Result를 한 줄씩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한 일**인가요, 아니면 세상에서 **바뀐 결과**인가요. 그 한 줄을 바꾸는 작은 실험부터 시작하면, 도구를 바꾸지 않고도 분기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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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 John Doerr, 『Measure What Matters』 (Portfolio, 2018) — OKR의 정의와 인텔·구글 도입 사례
- Andrew Grove, 『High Output Management』 (Random House, 1983) — OKR의 원형(iMBO)
- Edwin A. Locke & Gary P. Latham, "Building a Practically Useful Theory of Goal Setting and Task Motivation" (American Psychologist, 2002) — 목표 설정 이론과 다섯 가지 조건
- Lisa D. Ordóñez, Maurice E. Schweitzer, Adam D. Galinsky & Max H. Bazerman, "Goals Gone Wild: The Systematic Side Effects of Over-Prescribing Goal Setting" (Academy of Management Perspectives, 2009)
- Marilyn Strathern, "Improving ratings: audit in the British University system" (1997) — 굿하트의 법칙의 일반화된 진술